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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IGEE GALLERY의 새로운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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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피릿] 작가 정혜정과 기획자 유은순의 1년간 팀프로젝트 결과
2022-01-06
페리지갤러리 1월 7일~2월 12일 페리지 팀프로젝트 2021《트러블 트래블》개최
작가 정혜정과 기획자 유은순은 지난 1년 간 해온 페리지 팀프로젝트 결과로 《트러블 트래블》을 선보인다. 페리지갤러리는 2022년 1월 7일부터 2월 12일까지 페리지 팀프로젝트 2021 《트러블 트래블 Trouble Travel》 전을 개최한다.
페리지갤러리 김성원 큐레이터는 "페리지 팀프로젝트는 작가와 기획자가 별도의 심사를 통해 각각 선정되어 하나의 새로운 팀을 이루게 되는 공모전이다"며 "역량있는 젊은 작가와 기획자가 만나 1년 간 서로를 이해하는 진정한 협업을 통해 의미있는 전시와 새로운 담론을 생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정혜정과 유은순은 페리지갤러리의 페리지 팀프로젝트 2021공모를 통해 만나 예술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고 공유하였으며, 그동안 세계와 예술의 중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다종다양한 존재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보고 함께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
정혜정, '끝섬' 스틸 이미지, 3채널 비디오, 3D 애니메이션, FHD, 16’56”, 컬러, 사운드, 2021. [사진=페리지갤러리]
작가 정혜정은 우리 주변의 비인간-존재에 대해 꾸준하게 관심을 가지고 개인 작업 및 협업을 진행해왔다. 기획자 유은순은 개인과 사회에서 주체와 타자의 이분법적 구분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수행적 정체성에 관심을 쏟았다. 이 두 사람은 함께 협업하며 각자의 경험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비인간-존재-되기에서 공통의 관심사를 발견하였다.
팀프로젝트 제목 《트러블 트래블》에서 ‘트러블(trouble)’은 도나 해러웨이의 《트러블과 함께하기》에서 차용하였다. 세계적인 페미니즘 이론가이자 생물학자, 과학학자, 문화비평가인 해러웨이는 남성/여성, 인간/동물, 유기체/기계 같은 이분법적 질서를 해체하고, 학문의 장벽을 뛰어넘는 다학제 연구와 종의 경계를 허무는 전복적 시각으로 사유의 지평을 넓혀왔다.
정혜정, '끝섬' 스틸 이미지, 3채널 비디오, 3D 애니메이션, FHD, 16’56”, 컬러, 사운드, 2021. [사진=페리지갤러리]
헤러웨이는 비인간-존재를 구분짓고 통제하는 인간중심주의적 관점을 해체하고 다른 언어와 삶의 방식을 가진 복수종이 “부분적인 회복”과 “함께 잘 지내기를 위한 평범한 가능성”에 마음을 쓰며 ‘트러블과 함께 하기(staying with the trouble)’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이는 일원화된 질서나 보편성을 반대하고 지구에서 살아가는 다종다양한 존재가 얽히고설켜 공-산(sympoiesis, 함께-만들기)하는 세계를 지향하며 존재들의 복수의 연결망을 생성해 나간다는 점에서 실천적 함의를 포함한다.
두 사람은 《트러블 트래블》의 ‘트래블(travel)’은 페리지 팀프로젝트가 일시적이며 함께하는 여정이라는 의미와, 비인간-존재-되기라는 노력이 기존에 구축된 질서를 버리는 과정이자 물리적, 심리적, 실천적으로 중심을 해체하는 과정이었다는 점에서 사용하였다.
정혜정, '끝섬' 스틸 이미지, 3채널 비디오, 3D 애니메이션, FHD, 16’56”, 컬러, 사운드, 2021. [사진=페리지갤러리]
이번 전시에서 페리지갤러리는 ‘물 속에 잠긴 세계’로 가정되며 작업과 글, 가구 설치 등을 통해 인간-존재와 비인간-존재가 어떻게 서로 얽혀있는지를 다각도로 그려낸다.
전시는 정혜정의 3채널 영상 <끝섬 End Island>(2021)과 관련 드로잉, 단채널 영상 <액체인간 Liquid Person>(2021)과 유은순이 정혜정의 작업을 메타적/미시적으로 접근한 7개의 글, 유은순과 정혜정의 작업을 재해석한 4개의 테이블로 구성된다.
작가 정혜정은 주체와 타자, 내부와 외부, 인간과 비인간 사이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영상, 설치,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그는 단단하게 구분된 것처럼 보이는 것들 사이를 작가 자신의 몸으로 경험한다. 이를 통해 우리와 상관없어 보이는 먼 거리의 것들을 전시 공간에 소환하고 재배치하여 보여줌으로써 거리를 좁히고 경계의 허구를 드러낸다.
'트러블 트래블' 전시 모습. 2021, 김익현 촬영. [사진=페리지갤러리 제공]
정혜정의 과거 작업이 비인간-존재를 관찰하는 위치에 서 있었다면, 이번 팀프로젝트에서는 ‘비인간-존재-되기 혹은 하기’를 실천한다. 작가는 예술적 상상력을 가미하여 비인간-존재의 세계 인식 방법을 모방한다. 정혜정의 3채널 영상 <끝섬>은 이미 멸종된 동물들을 기억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이 작업에서 작가는 인간-존재인 자신이 비인간-존재가 '되기'를 적극적으로 상상해본다. 작가의 신체를 멸종 동물의 신체와 결합한 존재로 하이브리드하고, 이들이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고 감각하는지를 느껴본다. <끝섬>이 세계라는 거시적인 차원에서 인간-존재와 비인간-존재의 공생을 상상한다면, 단채널 영상 <액체인간>은 몸속 세계라는 미시적인 차원에서 이미 비인간-존재가 깊이 개입하고 있음을 인식하는 작품이다. 두 작품에 등장하는 선으로 이루어진 아이는 거시적인 차원과 미시적인 차원을 횡단하며 우리의 몸과 세계가 불가분하게 얽혀 있음을 암시한다.
'트러블 트래블' 전시 모습. 2021, 김익현 촬영. [사진=페리지 갤러리]
기획자 유은순은 신체에 내재한 타자성에서 시작하여 사회적 소수성, 정상과 비정상, 장애와 비장애 등 개인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소에 의문을 제기하고 수행성과 되어가는 것에 주목한 전시를 기획해 왔다. 그동안 그의 기획에서도 등장하곤 했던 주요한 개념인 ‘타자성’은 주체와 마찬가지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사회적 역할, 시간과 공간에 따라 계속 변화한다. 우리 역시 때로는 타자의 안쪽에 있거나 바깥에 놓이기도 한다. 몸이라는 공간 역시 인간이 유일한 몸의 주인이 아니라 다른 존재들과 공유하는 공간이며, 열려있고 통과할 수 있는 곳으로서 복잡하게 얽혀있다.
그는 이번 팀프로젝트를 하며 일년 동안 함께 이야기 나눈 과정은 그동안 의식하지 못했던 얽혀있는 타자의 ‘몸’들을 알아가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이번 팀프로젝트를 통해 유은순의 관심은 인간-존재와 비인간-존재로까지 확장된다.
유은순은 작가 정혜정의 작업을 메타적/미시적으로 접근하며, 일련의 글을 통해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를 재고한다. 유은순은 이번 작업에서 이러한 얽혀있는 열린 몸들을 여러 각도에서 조망한다. 그는 이를 위해 비평적인 글쓰기뿐만 아니라 시적, 소설적, 에세이적 문체를 빌어 (SF적) 상상력을 가미한 글쓰기를 수행한다. 그가 그린 각기 다른 7개의 글은 어떤 부분에서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결을 보여주며, 세계가 얼마만큼 복잡하게 얽혀있는지를 글쓰기의 방식으로 보여준다. 글은 ‘나’라는 고정된 화자를 버리고 글의 주체를 달리함으로써 주체의 타자-되기를 실천하는 한편, 정혜정의 신작 <끝섬>과 <액체인간> 안에 어떤 존재를 위치시켜 그 세계를 이해하려고 시도한다.
정혜정, '액체 인간', 설치 이미지, 2021, 김익현 촬영. [사진=페리지갤러리 제공]
글은 정혜정의 드로잉과 <끝섬>의 프롤로그영상과 함께 테이블 위에 비치된다. 노경택 작가와 협업한 테이블은 3개의 서로 다른 목재를 하나의 판으로 짠 다음 다시 4개로 조각 내어 테이블로 제작한 것이다. 테이블은 공간에 일종의 섬처럼 위치한다. 수면 위에서 서로 떨어져 존재하는 것 같은 섬도 해저에서는 하나의 땅으로 이어지듯이, 인간-존재와 비인간-존재가 서로 상호작용하며 연결되어 있는 세계를 은유한다. 정혜정과 유은순의 작업 역시 이와 마찬가지로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근본적으로는 같은 지향점을 가진다. 페리지 팀프로젝트 공모를 통해 만나 이같은 결과를 내기까지 작가 정혜정과 기획자 유은순이 함께한 과정(travel)도 일종의 트러블(trouble)이었다.
코로나 19와 더불어 미세먼지, 에너지 위기, 식품 및 농업 위기, 플라스틱쓰레기에 이르기까지 우리 주변을 둘러싼 삶의 곳곳에서 균열이 일어나고 있는 요즘, 유은순과 정혜정은 복잡한 세계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나의 몸이 다른 몸과 어떻게 얽혀있는지 감각하기 위해 촉수를 세우고 다른 존재를 이해하고자 하는 여정에 관객을 초대한다.
페리지갤러리(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18)는 KH바텍에서 비영리로 운영하는 열린 전시공간이다.
출처 : K스피릿(http://www.ikoreanspirit.com)
작가 정혜정과 기획자 유은순은 지난 1년 간 해온 페리지 팀프로젝트 결과로 《트러블 트래블》을 선보인다. 페리지갤러리는 2022년 1월 7일부터 2월 12일까지 페리지 팀프로젝트 2021 《트러블 트래블 Trouble Travel》 전을 개최한다.
페리지갤러리 김성원 큐레이터는 "페리지 팀프로젝트는 작가와 기획자가 별도의 심사를 통해 각각 선정되어 하나의 새로운 팀을 이루게 되는 공모전이다"며 "역량있는 젊은 작가와 기획자가 만나 1년 간 서로를 이해하는 진정한 협업을 통해 의미있는 전시와 새로운 담론을 생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정혜정과 유은순은 페리지갤러리의 페리지 팀프로젝트 2021공모를 통해 만나 예술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고 공유하였으며, 그동안 세계와 예술의 중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다종다양한 존재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보고 함께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
정혜정, '끝섬' 스틸 이미지, 3채널 비디오, 3D 애니메이션, FHD, 16’56”, 컬러, 사운드, 2021. [사진=페리지갤러리]
작가 정혜정은 우리 주변의 비인간-존재에 대해 꾸준하게 관심을 가지고 개인 작업 및 협업을 진행해왔다. 기획자 유은순은 개인과 사회에서 주체와 타자의 이분법적 구분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수행적 정체성에 관심을 쏟았다. 이 두 사람은 함께 협업하며 각자의 경험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비인간-존재-되기에서 공통의 관심사를 발견하였다.
팀프로젝트 제목 《트러블 트래블》에서 ‘트러블(trouble)’은 도나 해러웨이의 《트러블과 함께하기》에서 차용하였다. 세계적인 페미니즘 이론가이자 생물학자, 과학학자, 문화비평가인 해러웨이는 남성/여성, 인간/동물, 유기체/기계 같은 이분법적 질서를 해체하고, 학문의 장벽을 뛰어넘는 다학제 연구와 종의 경계를 허무는 전복적 시각으로 사유의 지평을 넓혀왔다.
정혜정, '끝섬' 스틸 이미지, 3채널 비디오, 3D 애니메이션, FHD, 16’56”, 컬러, 사운드, 2021. [사진=페리지갤러리]
헤러웨이는 비인간-존재를 구분짓고 통제하는 인간중심주의적 관점을 해체하고 다른 언어와 삶의 방식을 가진 복수종이 “부분적인 회복”과 “함께 잘 지내기를 위한 평범한 가능성”에 마음을 쓰며 ‘트러블과 함께 하기(staying with the trouble)’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이는 일원화된 질서나 보편성을 반대하고 지구에서 살아가는 다종다양한 존재가 얽히고설켜 공-산(sympoiesis, 함께-만들기)하는 세계를 지향하며 존재들의 복수의 연결망을 생성해 나간다는 점에서 실천적 함의를 포함한다.
두 사람은 《트러블 트래블》의 ‘트래블(travel)’은 페리지 팀프로젝트가 일시적이며 함께하는 여정이라는 의미와, 비인간-존재-되기라는 노력이 기존에 구축된 질서를 버리는 과정이자 물리적, 심리적, 실천적으로 중심을 해체하는 과정이었다는 점에서 사용하였다.
정혜정, '끝섬' 스틸 이미지, 3채널 비디오, 3D 애니메이션, FHD, 16’56”, 컬러, 사운드, 2021. [사진=페리지갤러리]
이번 전시에서 페리지갤러리는 ‘물 속에 잠긴 세계’로 가정되며 작업과 글, 가구 설치 등을 통해 인간-존재와 비인간-존재가 어떻게 서로 얽혀있는지를 다각도로 그려낸다.
전시는 정혜정의 3채널 영상 <끝섬 End Island>(2021)과 관련 드로잉, 단채널 영상 <액체인간 Liquid Person>(2021)과 유은순이 정혜정의 작업을 메타적/미시적으로 접근한 7개의 글, 유은순과 정혜정의 작업을 재해석한 4개의 테이블로 구성된다.
작가 정혜정은 주체와 타자, 내부와 외부, 인간과 비인간 사이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영상, 설치,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그는 단단하게 구분된 것처럼 보이는 것들 사이를 작가 자신의 몸으로 경험한다. 이를 통해 우리와 상관없어 보이는 먼 거리의 것들을 전시 공간에 소환하고 재배치하여 보여줌으로써 거리를 좁히고 경계의 허구를 드러낸다.
'트러블 트래블' 전시 모습. 2021, 김익현 촬영. [사진=페리지갤러리 제공]
정혜정의 과거 작업이 비인간-존재를 관찰하는 위치에 서 있었다면, 이번 팀프로젝트에서는 ‘비인간-존재-되기 혹은 하기’를 실천한다. 작가는 예술적 상상력을 가미하여 비인간-존재의 세계 인식 방법을 모방한다. 정혜정의 3채널 영상 <끝섬>은 이미 멸종된 동물들을 기억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이 작업에서 작가는 인간-존재인 자신이 비인간-존재가 '되기'를 적극적으로 상상해본다. 작가의 신체를 멸종 동물의 신체와 결합한 존재로 하이브리드하고, 이들이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고 감각하는지를 느껴본다. <끝섬>이 세계라는 거시적인 차원에서 인간-존재와 비인간-존재의 공생을 상상한다면, 단채널 영상 <액체인간>은 몸속 세계라는 미시적인 차원에서 이미 비인간-존재가 깊이 개입하고 있음을 인식하는 작품이다. 두 작품에 등장하는 선으로 이루어진 아이는 거시적인 차원과 미시적인 차원을 횡단하며 우리의 몸과 세계가 불가분하게 얽혀 있음을 암시한다.
'트러블 트래블' 전시 모습. 2021, 김익현 촬영. [사진=페리지 갤러리]
기획자 유은순은 신체에 내재한 타자성에서 시작하여 사회적 소수성, 정상과 비정상, 장애와 비장애 등 개인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소에 의문을 제기하고 수행성과 되어가는 것에 주목한 전시를 기획해 왔다. 그동안 그의 기획에서도 등장하곤 했던 주요한 개념인 ‘타자성’은 주체와 마찬가지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사회적 역할, 시간과 공간에 따라 계속 변화한다. 우리 역시 때로는 타자의 안쪽에 있거나 바깥에 놓이기도 한다. 몸이라는 공간 역시 인간이 유일한 몸의 주인이 아니라 다른 존재들과 공유하는 공간이며, 열려있고 통과할 수 있는 곳으로서 복잡하게 얽혀있다.
그는 이번 팀프로젝트를 하며 일년 동안 함께 이야기 나눈 과정은 그동안 의식하지 못했던 얽혀있는 타자의 ‘몸’들을 알아가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이번 팀프로젝트를 통해 유은순의 관심은 인간-존재와 비인간-존재로까지 확장된다.
유은순은 작가 정혜정의 작업을 메타적/미시적으로 접근하며, 일련의 글을 통해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를 재고한다. 유은순은 이번 작업에서 이러한 얽혀있는 열린 몸들을 여러 각도에서 조망한다. 그는 이를 위해 비평적인 글쓰기뿐만 아니라 시적, 소설적, 에세이적 문체를 빌어 (SF적) 상상력을 가미한 글쓰기를 수행한다. 그가 그린 각기 다른 7개의 글은 어떤 부분에서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결을 보여주며, 세계가 얼마만큼 복잡하게 얽혀있는지를 글쓰기의 방식으로 보여준다. 글은 ‘나’라는 고정된 화자를 버리고 글의 주체를 달리함으로써 주체의 타자-되기를 실천하는 한편, 정혜정의 신작 <끝섬>과 <액체인간> 안에 어떤 존재를 위치시켜 그 세계를 이해하려고 시도한다.
정혜정, '액체 인간', 설치 이미지, 2021, 김익현 촬영. [사진=페리지갤러리 제공]
글은 정혜정의 드로잉과 <끝섬>의 프롤로그영상과 함께 테이블 위에 비치된다. 노경택 작가와 협업한 테이블은 3개의 서로 다른 목재를 하나의 판으로 짠 다음 다시 4개로 조각 내어 테이블로 제작한 것이다. 테이블은 공간에 일종의 섬처럼 위치한다. 수면 위에서 서로 떨어져 존재하는 것 같은 섬도 해저에서는 하나의 땅으로 이어지듯이, 인간-존재와 비인간-존재가 서로 상호작용하며 연결되어 있는 세계를 은유한다. 정혜정과 유은순의 작업 역시 이와 마찬가지로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근본적으로는 같은 지향점을 가진다. 페리지 팀프로젝트 공모를 통해 만나 이같은 결과를 내기까지 작가 정혜정과 기획자 유은순이 함께한 과정(travel)도 일종의 트러블(trouble)이었다.
코로나 19와 더불어 미세먼지, 에너지 위기, 식품 및 농업 위기, 플라스틱쓰레기에 이르기까지 우리 주변을 둘러싼 삶의 곳곳에서 균열이 일어나고 있는 요즘, 유은순과 정혜정은 복잡한 세계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나의 몸이 다른 몸과 어떻게 얽혀있는지 감각하기 위해 촉수를 세우고 다른 존재를 이해하고자 하는 여정에 관객을 초대한다.
페리지갤러리(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18)는 KH바텍에서 비영리로 운영하는 열린 전시공간이다.
출처 : K스피릿(http://www.ikoreanspiri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