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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스티로폼에 인체를 실제 크기로 찍은 사진을 잘라붙여 인체 형상을 만든 '데오도란트 타입'(Deodorant Type) 시리즈, 잡지에서 오려낸 이미지를 철사로 세운 뒤 이를 다시 사진으로 찍는 '더 플랫'(The Flat) 시리즈, 이탈리아 슈퍼카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등을 실물 크기의 청동으로 제작한 '더 스컬프처'(The Sculpture) 시리즈….

'사진 조각가' 권오상(40)의 작업은 꾸준히 진화하며 발전해 왔다.

가벼운 작품을 만들려고 '사진 조각'을 시작한 작가는 "어떻게 하면 몸을 덜 쓰고 일을 많이 안 하는 방식으로 작업할까 고민하다 보니 작업이 변해 왔다"고 말하지만 그는 꾸준히 조각의 언어에 대해 연구하는 부지런한 작가이기도 하다.

서초동 페리지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 '스트럭처'(Structure)에서는 신작 '매스패턴스'(Masspatterns) 시리즈와 '뉴 스트럭처'(New Structure) 시리즈를 선보인다.

'매스패턴스' 시리즈는 도자기와 하키스틱, 부엉이 등 서로 어울리지 않는 사물이 한데 뭉쳐져 새로운 구조적 덩어리를 만들어 낸 작품이다. 기존 '데오도란트 타입'과 달리 사진으로 재현한 조각과 실제 오브제가 혼재돼 경계와 구분을 무의미하게 만든다.


작가는 알렉산더 칼더의 모빌을 차용해 전시장에 우주와 삼라만상을 구현했다.

18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칼더의 모빌이 덩어리 사이의 균형을 맞추면서 자연스럽게 흔들리게 한 작업이라면 내 작업은 움직임이 거의 없는 아기의 모빌을 토대로 만든 것으로 머릿속에서 분리돼 떠다니는 상황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샹들리에처럼 우주의 궤도를 연상하게 하는 프레임에 매달린 조각들은 우주를 유영하는 듯한 사람의 모습이기도 하고, 우주 자체를 상징하는 듯한 덩어리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전과 달리 직접 사진을 찍지 않고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이미지를 이용해 작업했다.

그런가 하면 '더 플랫' 시리즈에 등장했던 평면의 이미지는 화면 밖으로 나와 평면으로 이뤄진 구조물('뉴 스트럭처' 시리즈)로 탄생했다.

권오상은 "알루미늄판 위에 사진을 인화해 붙인 작업"이라며 "칼더의 또 다른 작업인 '스테빌'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칼더의 스테빌과 동일한 지점에 평면 구조물을 연결하며 이미지의 구조적 조형성을 강조했다.

"사진 조각가라 불리우기 보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자유자재로 즐겁게 가지고 놀면서 현실로 불러와 존재하게 만들고 구조를 만들어내어 이미지 안에 담겨 있는 의미를 전달하는 이미지의 조각가"(신승오 페리지갤러리 디렉터)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전시다.

전시는 11월 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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