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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골프장을 통해 본 현대인의 욕망
201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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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은 그저 아름답기만 한 풍경이 아니다. 한국 사회에서 골프는 비싼 스포츠이고 골프장은 많은 이들이 열광하는 공간이다. 인간에 의해 자연은 어느샌가 변질되고, 파헤쳐지고, 정복해야 할 대상으로 혹은 무엇인가를 이루고 소비하기 위한 욕망의 대상으로 변해버렸다.
"
그런 점에서 이번 전시에 함께 나온 '반추(反芻)'라는 제목의 그림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골프채를 패턴화된 꽃으로 그린 이 작품은 작가가 골프장 그림을 그리게 된 까닭을 에둘러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제목으로 택한 '반추'란 어떤 일을 되풀이해 음미하거나 생각한다는 뜻 아닌가. 그의 대표작인 연필 그림을 골프채로 대체한 이 작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반짝이는 골프채 헤드에 작가의 얼굴이 숨어 있다. 이전 작업에서는 전혀 드러나지 않았던 작가의 존재는 작가가 스스로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면서 좀 더 시간을 갖고 세상을 바라보겠다는 의도 아닐까.
jsm64@fnnews.com 정순민 문화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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