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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IGEE GALLERY의 새로운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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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동물 사라진 동물원에서 인간 없는 도시 떠올리기
2016-12-21
▲노충현, '사다리'. 194 x 261cm, 캔버스에 유화. 2016. (사진 = 페리지갤러리)
그림 속 장소는 과연 누구를 위한 놀이터일까. 노충현의 그림을 보면 몇 해 전 방문한 동물원이 떠오른다. 공중에 매달린 낡은 타이어와 밧줄을 둘러놓은 나뭇가지, 허망하게 걸린 그네… 좁은 수조의 벽면에는 누구의 이상도 아닌 타국의 풍경이 그려져 있다.
페리지갤러리는 노충현 작가의 개인전 ‘자리’를 통해 ‘자리’ 시리즈의 신작을 선보인다. 자리 시리즈는 한강 시민공원, 교도소나 형무소 등의 공간을 담은 ‘살풍경’, '실밀실‘과 함께 작가가 오래 지속해온 연작이다. 이 연작은 동물원 우리 속에서 동물원의 주체라고 여겨지는 동물이 부재한 풍경을 담담하고 건조하게 담아낸다.
▲노충현, '새들'. 53 x 45.5cm, 캔버스에 유화. 2016. (사진 = 페리지갤러리)
동물이 사라져버린 풍경 속에는 인간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구조물이 위태롭고 어설픈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이 임시적이고 가변적인 장치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이루고 있는 위태롭고 황량한 구조와 닮았다.
그런데 노충현의 작품에는 이 인공 구조물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바로 그림의 배경을 이루는 벽과 바닥이다. 얇은 선이 아슬아슬하게 지나간 밧줄과 나무들 아래로 벽과 바닥이 더 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작가가 감정을 절제하며 얇고 부드럽게 표현한 배경은 시간성을 초월한 미지의 공감각적인 공간으로 나타난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그동안 지속해온 연작 시리즈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리얼리티를 과장하지 않고 솔직하게 보여주고 있다.
▲'자리' 전시의 설치 모습. (사진 = 페리지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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