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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IGEE GALLERY의 새로운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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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작가-기획자 협업한 ‘연출형 전시 무대’ 눈길
2019-02-12
장혜정 기획자-김용관 작가
연극무대풍 ‘두바퀴 회전’ 합작
출품작품들이 주인공처럼 등장
‘두바퀴 회전’ 전시에 나온 김용관 작가의 채색 이미지 조각. 특정한 시점에만 희미하게 비추는 조명에 맞춰 감상할 수 있다.
이 전시는 귀를 쫑긋세우고 눈힘을 단단히 주고 봐야 제맛이다.
문을 열면 캄캄한 어둠 속이다. 의자를 찾아 겨우 앉으면, 구석에 놓이거나 내걸린 작품들이 차례차례 어슴푸레한 조명을 받으며 모노드라마 주인공처럼 잇따라 등장한다. 작품들은 스티로폼이나 목재로 만든 육면체, 주름덩이 등 작가가 머리 속에서 상상한 추상 형상을 3D프린터로 뽑아 낸 것들이다. 전시장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작가의 육성으로 창작에 얽힌 난해한 배경 이야기가 울려나온다. 바다 한가운데서 계속 시계방향으로 제자리를 맴돌기만 하는 크루즈선의 이야기를 담은 <시계 방향으로의 항해>라는 텍스트다. 조명이 자리를 바꿔가며 비추고 텍스트가 낭송되는 가운데 작품 10여점이 눈앞에 명멸하면서 전시는 계속 흘러간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부근에 있는 페리지갤러리에서 지난달 7일부터 장혜정 기획자와 김용관 작가가 손잡고 만든 팀 프로젝트전 ‘두바퀴 회전’(2월 10일까지)은 관심을 집중시키는 전시다. 지난해부터 국내 젊은 미술인들이 시도하기 시작한 실험전시의 새로운 틀을 앞장서 예시하는 자리란 점에서 그렇다. 이 팀 전시는 두 사람이 1년여 전부터 이미지와 문자 텍스트, 소통 등에 대해 오랫동안 나눠온 대화 내용을 전시공간과 작품으로 실현한 것이다. 한마디로 압축한다면 연극무대풍의 ‘연출형 전시’라고 할 수 있다. 김용관 작가가 2014년 쓴 <시계방향으로의 항해>라는 글이 전시 이미지를 만드는 주된 텃밭이 됐다. 기획자가 작가의 구상과 작업들을 자신의 담론이나 철학에 맞춰 꿰거나 엮어 전시를 만드는 대신, 오랜 기간 서로 관심사에 대해 대화하고 교감하며 협업을 해낸 것이다.
노형석 기자
2019. 1. 30
(기사 원문: http://www.hani.co.kr/arti/culture/music/880581.ht...)
연극무대풍 ‘두바퀴 회전’ 합작
출품작품들이 주인공처럼 등장
‘두바퀴 회전’ 전시에 나온 김용관 작가의 채색 이미지 조각. 특정한 시점에만 희미하게 비추는 조명에 맞춰 감상할 수 있다.
이 전시는 귀를 쫑긋세우고 눈힘을 단단히 주고 봐야 제맛이다.
문을 열면 캄캄한 어둠 속이다. 의자를 찾아 겨우 앉으면, 구석에 놓이거나 내걸린 작품들이 차례차례 어슴푸레한 조명을 받으며 모노드라마 주인공처럼 잇따라 등장한다. 작품들은 스티로폼이나 목재로 만든 육면체, 주름덩이 등 작가가 머리 속에서 상상한 추상 형상을 3D프린터로 뽑아 낸 것들이다. 전시장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작가의 육성으로 창작에 얽힌 난해한 배경 이야기가 울려나온다. 바다 한가운데서 계속 시계방향으로 제자리를 맴돌기만 하는 크루즈선의 이야기를 담은 <시계 방향으로의 항해>라는 텍스트다. 조명이 자리를 바꿔가며 비추고 텍스트가 낭송되는 가운데 작품 10여점이 눈앞에 명멸하면서 전시는 계속 흘러간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부근에 있는 페리지갤러리에서 지난달 7일부터 장혜정 기획자와 김용관 작가가 손잡고 만든 팀 프로젝트전 ‘두바퀴 회전’(2월 10일까지)은 관심을 집중시키는 전시다. 지난해부터 국내 젊은 미술인들이 시도하기 시작한 실험전시의 새로운 틀을 앞장서 예시하는 자리란 점에서 그렇다. 이 팀 전시는 두 사람이 1년여 전부터 이미지와 문자 텍스트, 소통 등에 대해 오랫동안 나눠온 대화 내용을 전시공간과 작품으로 실현한 것이다. 한마디로 압축한다면 연극무대풍의 ‘연출형 전시’라고 할 수 있다. 김용관 작가가 2014년 쓴 <시계방향으로의 항해>라는 글이 전시 이미지를 만드는 주된 텃밭이 됐다. 기획자가 작가의 구상과 작업들을 자신의 담론이나 철학에 맞춰 꿰거나 엮어 전시를 만드는 대신, 오랜 기간 서로 관심사에 대해 대화하고 교감하며 협업을 해낸 것이다.
노형석 기자
2019. 1. 30
(기사 원문: http://www.hani.co.kr/arti/culture/music/880581.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