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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IGEE GALLERY의 새로운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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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가상의 데칼코마니, 장종완의 순환적 ‘거울 회랑’
2026-03-04

현대미술 언어로 재해석한 이상향과 실재
대칭과 소실점을 통해 '지금-여기'를 묻다



최근 현대 미술계에서 자연과 생태를 매개로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이 주목받고 있다. 3월6일부터 4월25일까지 페리지갤러리에서 열리는 장종완 작가의 신작 전시 ‘거울 회랑’은 이회화의 구조적 실험을 통해 관람객에게 낯선 실재감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풍경의 재현을 넘어, 현실을 거울처럼 비추고 다시 관찰자에게 돌려보내는 정교한 ‘순환적 시공간’을 구축한다.

# 가상의 시공간, 현실의 요소를 ‘데칼코마니’하다

장종완의 화면은 판타지적이지만 철저히 현실에 기반한다. 작가는 데칼코마니 기법처럼 접히고 펼쳐지는 지형을 통해 반복과 복제 속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가상의 세계를 형성한다. 폭포 주변에 나타나는 동물의 얼굴, 나방 날개의 문양을 띤 들판, 거대 구조물로 변모한 민들레 등은 동식물이 서로 스며들어 동질화된 기묘한 생태계를 보여준다.

이러한 ‘낯선 풍경’은 역설적으로 인간의 부재를 강조하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가상의 세계를 통해 현실을 거꾸로 반추하게 만든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느끼는 불안과 균형에 대한 갈망이 투영된 결과로 읽힌다.



# 소실점을 중심으로 한 ‘회랑’의 구조적 긴장

전시 공간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회랑(Cloister)’이 된다. 작가는 동일한 제목의 두 작품을 ‘소실점’을 중심으로 좌우 대칭 배치함으로써 전시장 내에 강박적 긴장과 안정감을 동시에 부여한다.

좌우 대칭의 구조는 가상 시공간의 고요함을 극대화하며, 이질적인 존재들이 결합하여 평온하면서도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화면 속 소실점은 관람객이 서 있는 ‘지금-여기’라는 위치를 재인식하게 만드는 장치다. 소실점 너머의 세계는 결국 우리가 사는 현실로 다시 이어지며, 가상과 현실이 상호 반사되는 ‘거울’의 구조를 완성한다.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를 넘어선 ‘존재의 환기’

컨템포러리 관점에서 장종완의 작업은 회화라는 평면적 공간을 통과하여 관람객을 다시 현실로 이끄는 ‘유도 장치’에 가깝다. 작가는 자신이 구축한 세계가 유토피아인지 디스토피아인지를 구분하는 이분법적 논리를 거부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경계 사이를 오가며 서로에게 스며드는 경험 그 자체다. 장종완은 삶이 앞으로 나아가면서도 동시에 뒤를 돌아보는 반복적 순환임을 인식하게 함으로써, 그림을 보는 ‘우리’라는 존재 자체를 강력하게 환기시킨다.

출처 : 뉴스프리존(https://www.newsfreez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