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3. FRI ~
2020.02.08. SAT


그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그린다. 또 다른 그는 말해지지 않는 것들을 쓴다.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는 이는 드러나지 않는 이미지와 쓰이지 않는 글을 엮어 읽히지 않는 책을 만든다. 우리의 전시는 오로지 부재로부터만 증명될 수 있는 물리적인 어떤 것들에 관한 것이다. 언젠가 이제껏 한 번도 날 것 그대로를 드러낸 적이 없는 예술의 원형(原型)에 대한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 원래대로라면 이는 이미지도, 텍스트도, 책도 아닌 모호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혹은 어쩌면 이미지와, 텍스트와, 책에 관하여 유일하게 목격된 사실에 관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나는 여기에서 전시장의 물리적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모든 것이 사실은 실체 없이 존재한다는 모순된 문장을 쓴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것은 감각되지만 보이지는 않는, 단지 하나의 텅 빈 책이다.

전시 《미치지않는》은 작가 손현선, 기획자 천미림, 제책가 오민예가 일 년여 간 함께 진행해온 프로젝트로부터 출발한다. 우리는 단일한 역할에 제한되지 않으면서 이미지와 텍스트로부터 확장될 수 있는 다양한 고민들을 탐구하고자 했다. 특히 서로의 작업에서 주로 다루는 대상에 관한 철학적 생각의 변주와 그 사이에 형성되어 있는 긴밀한 관계에 주목하였다. 작가와 기획자는 전시를 위해 정해진 기간 동안의 지속적인 만남과 각자의 생각들을 확인할 수 있는 주기적인 연락을 약속했다. 주된 방식은 일주일에 한 번 아이디어를 가시화한 우편....


One portrays the invisible while the other writes the unspoken. Another who keeps an eye on them makes an illegible book through a compilation of unexposed images and unwritten writings. Our exhibition is concerned with something physical that can be evidenced only by absence. There is a rumor about how the original form of art has never unmasked its raw state. It is a narrative on something ambiguous that is neither an image, text, nor a book. Perhaps it is a story about only witnessed facts vis-à-vis these things. I make a contradictory comment that anything that takes up physical space in a venue exists without their substance. We try to give rise to an empty book that we can feel but that is invisible.

The exhibition Unreachable was born from a project that has been carried out for a year by artist Son Hyunseon, curator Cheon Meerim, and bookbinder Oh Meen Yea. We tried to explore a wide range of concerns that could expand from image and text without restricting our role to a single area. In particular, we focused on variations in our philosophical thoughts concerning the objects we primarily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