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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프리뷰]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 김인배 개인전
2020-09-08
김인배 개인전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사진=페리지갤러리)
김인배 개인전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사진=페리지갤러리)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서울 서초구 페리지갤러리에서 김인배 작가의 개인전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가 9월 10일-11월 14일 열린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 30분-오후 6시이며 일요일은 휴관이다.

김인배는 지금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인체를 변주하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 그렇지만 이는 인간의 감정이나 내면 심리상태를 재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주체로서 눈앞에 있는 객체를 어떻게 지각하고 인지하는가에 대한 탐구이다.

이를 위해 작가는 전시를 구성하는 설치 방식까지 고민해 왔다. 그의 전시 설치는 작품들이 구조적으로 대구(對句)를 이루는 잘 구성된 무대 연출을 보는 듯하다. 이와 같은 작업과 전시 방식에서 우리가 인식하게 되는 것은 객체를 인지하기 위한 시각적 도해는 학습된 경험, 지식 같은 관례에 의존하기에 곧 한계에 봉착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러한 전시 구성은 기존의 지각 방식에 혼선을 불러오고 분산시켜 온전하면서도 불안정한 상황을 만들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보여준다.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 전시전경(사진=페리지갤러리)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 전시전경(사진=페리지갤러리)

이번 전시에서 그는 연속적으로 순환하는 주체와 객체 사이의 일시적이면서 복잡한 관계성에 관심을 가진다. 이전의 작업들에서 인체는 명확한 형태를 띠고 있었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더욱 단순한 선으로 구성된 표면들로 전환돼 우리가 일반적으로 객체를 인식하는 원래의 시각 구조는 작가에 의해 흐려지거나 분산된다. 하지만 그가 사용하는 선은 형태를 구분하는 명확한 경계이자 동시에 그 자체로 서로 다른 형태를 가장 밀접하게 붙일 수 있는, 일시적으로 중첩과 분리를 반복하는 운동감을 지닌 객체이다.

그는 작가와 관객, 작품의 위치에 따라 실재하는 상호성을 가진 선과 비가시적인 선을 모두 사용한다. 이는 관객과 작품의 거리로 인해 각자의 위치에서 변화하며, 그 유사성과 차이를 통해 서로를 지각해 나가는 수평적인 다자 관계를 드러낸다. 그리고 작품들은 서로 중첩되어 연결되고 또한 분리되면서 움직이기도 한다.

전시 제목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는 애니메이션 <초시공 요새 마크로스>의 극장판의 부제이자 극중 중요한 역할을 하는 노래의 제목을 인용한 것이다. 김인배는 이번 전시에서 마크로스의 애니메이션 작화를 맡았던 이타노 이치로가 박진감 넘치는 미사일 액션 장면들을 만들기 위해 사용한 작화기법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다. 이 기법은 찍히는 대상인 미사일과 이를 관객에게 보여주는 촬영하는 존재가 서로 비슷한 물리적 움직임을 수행하거나 그럴 수 있는 상태를 다각도로 표현하여 두 움직임의 리듬을 통해 생동감 넘치는 입체적 시공간을 구현한다.

결국 이번 전시에서 김인배는 주체와 객체가 파편적인 편린을 넘어서 무엇인가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면서 드러나는 다층적 실재를 지각하는 하나의 장(場)을 만들어 내고 있다.

김인배 개인전,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사진=페리지갤러리)
김인배 개인전,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사진=페리지갤러리)

작가 김인배(1978-)는 인간이 가진 인식 체계의 기본 요소들에 대해 의문을 가진다. 그리고 이에 대해 새로운 방향으로 접근하고 변형해내며 또 다른 차원의 의미를 생성한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어르석은 자_Child>(아라리오 갤러리 상하이, 2018), <점, 선, 면을 제거하라>(아라리오 갤러리 서울, 2014), <요동치는 정각에 만나요>(두산갤러리 뉴욕, 2010) 등이 있으며 서울시립미술관, 두산갤러리 등에서 많은 단체전에 참가했다.


이종찬 기자 2020.09.08
(기사 원문 http://www.thepreview.co.kr/news/articleView.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