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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빅데이터'를 품은 미술...이준 개인전 '즉흥환상곡'
2015-12-30

'실업률에 대한 턴테이블 변주곡'에서 작가 이준 © News1
"대한민국 실업률(2005~2015), 서울시 아파트 가격, 일일 환율과 주가 등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업한 미디어 미술입니다. 환율이나 주가가 실시간으로 등락할 때마다 경고음을 내는 작품도 있고, 동작감지 센서가 실업률에 따라 다른 크기의 인형을 감지해서 전자음을 연주합니다." 미디어 설치작가 이준(44)은 18일 개인전 '즉흥환상곡-魚(어)'가 열리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페리지갤러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환경에서 생산되는 방대한 규모의 자료를 뜻하는 빅데이터는 관찰자의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해석되기도 한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1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빅데이터와 금붕어의 움직임을 결합한 뉴미디어 신작 13점이 선보이며 2016년 2월5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이준 작가는 인지과학, 뇌과학, 빅데이터 등 첨단과학 기술을 바탕으로 한 작품을 제작해왔다. 그가 빅데이터를 작업에 끌어들인 것은 2010년부터다.
이준 작가는 여느 미술작가와 다른 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대구가톨릭대 디지털디자인과 교수인 그는 서울대 미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다가 서울대 공대 컴퓨터공학과 미국 스탠퍼드대 컴퓨터음악대학원에서 음악공학을 배웠다. 그는 이후 한국과학기술원 CT대학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번 '즉흥환상곡-어' 전시에서 선보인 신작들은 그의 관심사를 그대로 반영한다. '실업률에 대한 턴테이블 변주곡'은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대한민국 실업률이 회전하는 턴테이블 바닥에 부착됐다. 이준 작가는 "매월 실업률의 크기에 따라 인형의 크기가 달라진다"며 "이를 감지해 동작감지 센터가 소리를 내고 흙수저 인형들이 원심력 때문에 바깥으로 밀려나 턴테이블 바닥으로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물고기의 목소리'는 개인전 제목 '즉흥환상곡-어'와 가장 잘 어울린다. 금붕어 2마리가 만화에 나오는 풍선형 대화를 나누는 가변설치형 미디어 작품이다. 이준 작가는 "첨단기술에 둘러싸여 있지만, 생각의 깊이가 없이 서툴기만 한 우리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동작감지 센서가 금붕어의 움직임을 쫓아가며 '실시간 검색어 순위'와 정치적 성향이 다른 경향신문과 조선일보의 주요기사 제목을 금붕어들이 만화 속에서 대화하는 형식으로 창을 띄운다. 금붕어를 작품에 쓴 이유를 묻자 그는 "금붕어의 뇌에는 장기기억 세포가 없어서 좁은 공간에서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환경에 잘 적응한다"고 말했다. 이준 작가는 이어 "미디어 작업이라고 해서 어렵게 풀고 싶지 않아서 일반인에게 익숙한 물고기를 골랐다"고 덧붙였다.
무료. 문의 (070)4676-7034.

박정환 기자(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