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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IGEE GALLERY의 새로운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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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아트 갤러리> 유승호 '죽이도록…'​
2015-12-17
[아트 갤러리] 유승호 '죽이도록…'


이재유기자 0301@sed.co.kr

  • 유승호 '죽이도록 주기도문' 226.3×182㎝, 2015년작. /사진제공=페리지갤러리

좌우의 금박 때문에 일본풍인가 했더니 북송 때 화가 범관의 산수화를 그대로 빌려왔다. 그런데 재료는 먹이나 물감이 아닌 잉크. 자세히 들여다보면 점을 찍듯 깨알 같은 글자가 산과 계곡을 이루고 건물을 만든다. 엄숙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글씨는 모두 주기도문에서 나왔다. 심지어 대략 가로·세로 2m의 대작, 작업의 노고를 생각하면 숙연해진다. 작은 글씨로 풍경을 그려내는 문자회화로 잘 알려진 유승호 작가가 서울 서초동 페리지갤러리에서 개인전 '머리채를 뒤흔들어'를 열고 있다. 위 사진 속 분위기만 생각하면 동양적이고 엄숙한 분위기의 그림만 있을 것 같지만 그보다는 다소 유치하고 발랄한 언어유희를 응용한 작품이 대부분이다. 이를테면 난초를 그리고 뿌리 부분 양쪽에 '강남' '싸롱'을 써놓았다. 제목은 '강남풀싸롱'. 문자와 기호, 회화가 어지럽게 뒤섞인 표제작 '머리채를 뒤흔들며'까지 보면 과연 같은 작가일까 싶을 정도다. 이번에는 판지를 칼로 조금씩 파내 형태를 만든 'ㄱ역맨'이나, 흑백을 벗어나 색을 더한 '풍' 'mo♨'도 함께 선보인다. 전시는 8월8일까지.

입력시간 : 2015/06/22 20:1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