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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IGEE GALLERY의 새로운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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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피고 지는 장미, 어느 순간이 진짜 장미일까"
2016-03-10

정희승 작가 © News1

"사진은 사물의 겉모습만 보여줍니다. 작가가 사물을 오랫동안 들여다보고 여러번 촬영하다 보면 참모습의 단서를 붙잡을 수 있습니다."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 참모습을 포착해 온 정희승(42) 사진작가가 오는 1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페리지갤러리에서 개막하는 개인전 '장미는 장미가 장미인 것'을 앞두고 9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오는 5월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개인전은 동식물을 소재로 한 연작을 선보인다. 장미를 촬영한 연작 '장미는 장미가 장미인 것'과 고양이가 점차 투명해지는 연작 '사라짐' 등이대표적이다.

연작 '장미는 장미가 장미인 것'은 고정된 위치에서 장미가 시들어가는 과정을 여러 번 촬영해 나란히 설치했다. 정 작가는 "장미는 아주 예쁘고 흔한 꽃이라서 오래전부터 여러 의미의 상징으로 쓰였다"며 "그런 의미를 걷어내고 장미의 참모습을 찾으려고 오래 들여다봤다"고 말했다. 이어 "활짝 피었던 장미가 시드는 순간을 담아냈다"고 덧붙였다.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한 정 작가는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 런던 칼리지 오브 커뮤니케이션 사진학과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치면서 동 대학에서 수여하는 '스프록스톤 메모리얼 어워드'(2007)를 받았다.

귀국 후 그는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고 개인전을 선보이면서 국내외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사진작가로 인지도를 쌓고 있다. 배우들이 대본을 읽어가는 과정을 촬영한 '리딩'(Reading) 연작으로 '다음작가상'(2012), 일상 사물과 신체를 이용해 상황을 연출한 사진으로 '송은미술대상 우수상'(2011)을 받았다.

신승오 페리지갤러리 전시기획팀장은 "작품이 비슷한 작가들이 많은데 정희승 작가는 정물 사진을 깊이 있게 파고들어 독창적 세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개인전은 한국 현대미술을 견인하는 40대 작가들을 조명하는 '페리지 아티스트' 시리즈의 8번째 전시이기도 하다.

무료. 문의 (070)4676-7034.

정희승 개인전 중 '장미' 연작 (사진제공 페리지갤러리)

정희승 개인전 중 '사라짐'연작 (사진제공 페리지갤러리)
박정환 기자(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