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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미술가 지망생 70명 '일과 사랑' 겹쳐 담다…개인전 'ABCDE' 작가 고재욱·기획자 권혁규의 '낯선 만남'
2017-12-11

페리지갤러리가 무모한 도전인 '페리지 팀프로젝트'의 첫 결과물을 선보인다. 페리지 팀프로젝트는 2015년말 공모를 통해 기획자와 작가를 각각 1명씩 선발했다. 이 프로젝트는 기획자와 작가가 서로 잘 아는 상태에서 전시를 준비하는 일반적 관례에서 벗어나 서로를 새롭게 알아가면서 개인전을 준비하는 작업이다.

홍대 미대를 졸업한 작가 고재욱과 영국 왕립예술대 큐레이팅과를 졸업한 권혁규가 제1회 페리지 팀프로젝트에 선발됐다. 이들은 지난 1년간 협업을 통해 개인전 'ABCDE'(에이비씨디이)를 내놓았다. 'ABCDE'는 미술지망생 70명을 인터뷰해 가상인물 5명으로 압축한 결과물을 담고 있다.

고재욱·권혁규 개인전 'ABCDE'가 8일부터 2018년 2월10일까지 서울 서초동 페리지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들이 빚어낸 결과물은 도록과 전시로 나눠 표현된다. 전시는 70여 명에게서 기증받은 물품을 작업실 5곳에 배치했으며, 전시도록은 가상인물 5명이 쓴 1인칭 단편소설들로 묶였다. 무료. 문의 (070)4676-7091.

고재욱은 7일 페리지갤러리에서 기자를 만나 "미술작가 지망생 30명의 삶과 작업을 2012년에 취재해 전시한 적이 있다"며 "5년이 지난 현재 이들의 삶이 궁금해져 이번 전시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 작가는 5년 전에 만난 지망생 30명 중 1명과 지난 10월에 결혼했다. 그는 "5년 전에 전시를 준비하다가 사진작업을 하는 아내와 처음 알게 됐다"며 "이번 전시에는 아내가 결혼하기 전에 내게 선물한 양초도 전시돼 있다"고 말했다.

전시장은 고 작가의 작업실을 중심으로 5명의 작업실이 가상으로 꾸며졌다. 여기에 설치된 소품들은 미술작가 지망생 70명에게서 기증받은 물품들이다. 고 작가는 "개개인에게 이메일로 동의를 구했다"며 "회신을 준 사람도 있지만 아직까지 답이 없는 사람도 있다"고 설명했다.

권혁규 기획자는 고재욱 작가의 작업 방식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권 기획자는 "미술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작가의 생각과 다른 지점이 많았다"며 "지난 1년 동안 작가와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관점의 차이를 좁혀 나갔다"고 말했다.

권 기획자가 책임 집필한 도록에는 가상인물 5명의 생생한 고민이 적혀 있다. 서문에는 "이 전시에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여 있다. 그 이야기는 '대부분' 사실이다"라고 적혀 있다.

가상인물 A씨는 권혁규 기획자를, 가상인물 B씨는 고재욱 작가를 상당 부분에서 닮았다. C씨는 2009년 서울 소재의 미대를 졸업한 뒤 현재 지방의 한 소도시에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D씨는 미술잡지사에서 5년간 기자로 생활하다가 최근 작가로 전업했다. 마지막 E씨는 고재욱 작가가 5년 전에 진행한 모텔방 체험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관객이다.

신승오 페리지갤러리 디렉터는 "공모로 선발된 작가와 기획자가 서로 협업하는 과정이 이번 전시의 핵심"이라며 "의견을 달리하는 부분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전시의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고 다양한 담론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박정환 기자






기사원문: http://news1.kr/articles/?3174136
(2017. 12. 07)